5월 31일 촛불집회 참석 후기
경찰의 폭력진압으로 말도 많았던 6월1일 새벽. 바로 그 집회에 참석했었습니다. 그날 저는 1시까지 있다가 버스 막차를 타고 돌아왔는데요, 집에 돌아와서 인터넷 생중계를 보니 말도 안되는 진압이 시작되서, 일찍 돌아온게 미안하기도 하고 아무튼 후기를 작성할 경황이 없었습니다.
아무튼 그때 찍은 사진을 정리하면서 그때 있었던일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5월 31일 오후 7시
토요일 7시 시청앞 서울광장에 갔습니다. 사람이 참 많습니다. 광장을 가득 매운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자리를 잡고 않아 연단에서 자유발언을 들었습니다.
그동안에 종이컵에 또 그림을 그렸는데.. 옆에 않아있는 꼬마아가씨가 자기도 그림을 그려달라고 그러더군요. 하나 그려줬습니다. 사진에는 잘 안나왔지만, 종이컵에 그려진 그림은 촛불소녀와 미친소 한마리 입니다. 부끄러움이 많고 내성적인 아이인것 같았습니다. 그려달라고 하는부탁도 괭장히 용기를 내어 한말이겠지요. 그래서인지 아주 좋아하는 티를 내지는 않았습니다. 맘에 안드나 싶었지만. 제가 그림을 그려준 종이컵을 아빠나 엄마한태 안뺐길려고 하는것을 보면 꼭 그런것같지도 않더군요. ㅎㅎ 나중에 꼬마가 사탕을 하나 내밀었습니다. 고맙다고 인사하고 해어졌는데, 사탕은 박하사탕이였습니다. 우와.
5월31일 오후 9시
드디어 가두행진을 시작합니다.
시청을 가득매운 10만가까운 인파가 도로를 빠져나와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차도를 점거하고 서울거리를 행진하는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생에 처음으로 횡단보도가 아닌 차도의 정중앙을 거니는 순간이였습니다. 뭐 월드컵때는 군대에 있어서 이런식으로 대로에 나올 기회가 없었지요. 경사스러운 일로 나왔다면 기분이 좀 좋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기분은 그냥 그랬습니다. 뭐라 말하기 복잡한 감정. 착잡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이날 구호는 협상무효 고시철회 를 외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날 외친 구호의 7할 이상은 이명박은 물러나라 였습니다. 지난 1주일간 가두행진에서 다함께에서 나온 여성분이 확성기로 자꾸 협상무효 고시철회만 외친다 어쩐다 말이 많았는데요, 제가 가두행진 집단의 후미에 서서 그랬는지 어쨌는지는 몰라도 이날은 그런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헌법1조 도 부르고, 훌라훌라도 불렀습니다.
이명박은 물러가라 훌-라- 훌-라-
이명박은 물러가라 훌-라- 훌-라-
이명박은 물러가라 이명박은 물러가라
이-명-박-은- 물-러-가-라-
저도 목이 터져라 구호를 외쳤구요.
제가 선창을 하면 수만명이 다음구호를 외침니다. 그럴때면 기분이 묘합니다.
시위대는 경찰서를 지나가면 연행자를 석방하라 평화시위 보장하라 라고 외치고, 신문사(조중동)를 지나가면 조중동은 폐간하라 라고 외쳤습니다.
그날 제가 움직인 동선은 위와 같습니다. 위 그림에서 검정색으로 마크해놓은곳은 닭장차 저지선입니다.
5월 31일 오후 10시 30분
안국역의 4거리에서 왠 사람들이 모여있기에 무슨일인가 해서 가보았더니, 진보신당 심상정 전 국회의원 과 노희찬 전 국회의원이 있었습니다. 한사람의 국민으로서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왔노라고 뭐 그런말씀을 하시는것 같았는데. 주변이 워낙 시끄러워서 잘 듣지 못했습니다.
다른곳에서 시위 저지선이 뚫려서 그랬는지 안국역 방향의 저지선에는 전경이 없고. 버스만 있었습니다. 닭장차와 벽 사이에 사람이 지나갈만한 틈새(약 1미터정도) 가 있었고, 거기를 통해 저지선을 돌파했습니다.
5월 31일 오후 11시
드디어 여기까지 진입했습니다. 사람 참 허벌나게 많습니다. 10만은 넘어보입니다.
경찰과 대치중인 시위대의 모습입니다. 전경분들의 방패압박에 맞서서 의쌰의쌰 도 해봤습니다.. 잘 훈련된 전경과 달라서 방패 압박에 대항하는방법도 미숙했습니다. 그냥 등을 뒤로 하고 전경의 압박에 저항을 하는데 나중에는 사람사이에 끼어서 힘도 못쓰고 숨도 못쉬겠더군요. 그 압박감이 장난이 아니였습니다. 잘못하다간 압사하겠다. 뭐 이른생각만 들더군요. 소리지르는것도 힘겨웠습니다. 평소 운동부족으로 으쌰으쌰 한방에 체력이 고갈된 저는 기회를 보아 후방으로 빠졌습니다.
그 종로경찰서 방송차가 와서여러분은 지금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불법 도로점거로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격고 있습니다. 지금당장 해산하지 않으면 살수차를 동원하겠습니다.
이런 경고방송을 하고있고, 닭장차에 시민들이 하나둘 올라타기도 하고, 왠 하얀연기가 터져서 모락모락 올라오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슬슬 막차시간이 걱정된 저는 그쯤에서 자리를 피했습니다.
12시가 넘은 시각이였는데, 역시나 지하철은 끊겨있더군요. 하는수없이 막차시간의 버스를 타고 강서보건소에서 내려서 1시간가까이 걸었습니다. 집에왔을때는 완전히 녹초가 되었구요. 대충 샤워하고, 인터넷 생중계 방송을 보다가 잠들었습니다.
PS) 사진기의 날자를 잘못설정했습니다. 메타 정보를 확인하다가 오늘에서야 그사실을 알았다지요. ㅠㅠ 그래서 이날 찍은 사진의 메타정보는 전부 5월 30일로 되어있습니다. 사실 5월 31일에 찍은사진이 맞습니다. ㅠㅠ
Comments (0)